"왜 군인을 '여고생'들이 위로해야 하는가?" '진명여고 위문편지 논란' 피해자는 군인도, 학교도 아닌 학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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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군인을 '여고생'들이 위로해야 하는가?" '진명여고 위문편지 논란' 피해자는 군인도, 학교도 아닌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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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편의 청원이 올라왔다. 제목은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 편지 금지해주세요.’ 최근 진명여고의 한 학생이 보낸 위문편지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논란이 된 사건을 의식한 것이다. 진명여고는 1961년부터 학교와 자매결연한 군부대로 학생들이 위문편지를 작성하게 해왔다.

사건의 발단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11일 저녁, 한 유저가 편지 사진과 함께 군대에 있는 지인과 나눈 대화를 올렸다. 대화는 자신의 동기가 받은 위문편지에 대한 방향으로 흐르는 듯하더니, 이어 인터넷에 ‘어그로’를 끌어 업로드 하자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게시자는 자신이 사용한 험한 말을 지웠다고 했는데, 남은 대화 내용에선 “북한에서 미사일 쏘면 우연히…” 라며 편지를 쓴 학생을 도 넘게 욕한 듯한 내용 또한 찾아볼 수 있었다.

첫 게시자가 올린 대화 내용

그런데 비난의 화살은 위문편지를 강요한 학교도, ‘어그로’를 끌자며 대화한 당사자들이 아닌 진명여고 학생들에게 쏠렸다. 사건이 퍼진 이후 목동의 한 학원 원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진명여고 학생들은 다 퇴원시키겠다”는 비상식적인 글을 쓰는가 하면, 학생들에 대한 무작위한 신상 털기와 사진 합성까지 이어지며 억울한 피해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12일 서울시교육청 산하 강서양천교육지원청에서는 진명여고에 특별 장학지도를 하겠다고 밝혀 한차례 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도 넘은 악플과 신상 털기로부터 학교는 학생들을 지켜주지 않았고, 재학생들은 자신을 직접 보호해야 했다. 그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위문편지 작성 시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까지 받았다”고 털어놓는가 하면, “쓰지 않으면 봉사 시간 한 시간을 차감했다”, “본인 돈을 지불하고 편지지를 사야 했다” 같은 경험담을 고백하며 위문편지 작성을 강제한 학교의 부당한 행위를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가이드라인속 ‘(학생)본인의 개인정보를 기재하지 말라’는 내용은 스토킹 및 ‘신상 털이’를 예방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학생들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걸 알면서까지 위문편지를 작성하게 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인스타그램진명여고 학생 트위터 글

다음은 2013년 위문편지에 대한 한 전역자의 글로, 해당 게시물을 보면 여학생들이 쓴 위문편지가 군부대 내에서 어떻게 소비되는지 알 수 있다.

“여고생 편지는 다 고참들 것. 이등병은 초등학생 편지를 받는다” “여고생 위문편지라니..생각만해도 너무 설렜다” “편지에서 후리지아 향기가 나는 것 같은데” 등 부대 내에서는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위문편지의 본질적인 목적이 아닌 전혀 다른 명목으로 이용되는 듯한 내용이 담겨있다.

위문편지에 대한 일화를 밝힌 네티즌

막상 논란이 된 편지를 살펴보면 욕설도, 군을 비하하는 내용도 없다. 단지 강제로 쓰게 만든 학교에 대한 불만이 한 줄 담겼을 뿐이다.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학생들이 강제적으로 위문편지를 작성하게 만든 것이 정말 올바른 일인 것일까, 그리고 성희롱, 살해 협박과 신상 털이로 고통받는 학생들을 외면하고 학교의 위상을 지키기에만 급급한 진명여고의 대처는 올바른 것일까.

진중권 페이스북네티즌들이 진명여고에 보낸 팩스 내용

며칠에 걸친 도 넘은 사이버 불링에 몇몇 네티즌들은 자발적으로 “학교의 명예가 아닌 학생을 보호하라”는 내용의 팩스를 진명여고 앞으로 보냈으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또한 오늘(13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피해 학생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불법적인 합성사진 등이 삭제되도록 지원하겠다”며 “학생들을 향한 사이버 폭력을 멈춰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방송인이자 비평가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문편지는 일제의 잔재”라며 “그 문화가 아직도 남아있다니 놀랍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진명여고 또한 위문편지 봉사활동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오늘 서울시 교육청에 입장을 전달,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상하리만큼 논란이 생기면 항상 비난의 화살은 여성한테만 쏠린다. 당사자의 잘잘못과 그가 당했던 부당한 처우에는 애초에 관심조차 갖지 않은 채. 그리고 그 비난은 정당한 비판이 아닌, 일종의 ‘패는 스포츠’가 되어 억울한 피해자들을 매번 양성해내고 있다.

문혜준 에디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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